수주대토 [守株待兎]
춘추시대 송나라에 부지런한 농부가 있었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밭에서 일을 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풀숲에서 튀어나온 토끼 한 마리가 밭 가운데에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받아 죽는 것을 보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다른 짐승에게 쫓기던 토끼가 달아나다가 미처 그루터기를 보지 못하고 부딪혀 죽은 것일까?’
아무튼 횡재한 농부는 토끼를 집어 들고 좋아했다. 농부는 일손을 놓고 앉았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얼마나 바보였던가! 토끼가 이렇게 저절로 쫓아와 죽어 주는데 날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일만 했으니…’
그날부터 농부는 농사일을 팽개치고 밭두둑에 앉아 그루터기만 바라보며 토끼가 달려와 부딪혀 죽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에 밭은 황폐해지고 농사만 망치게 되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한비자》의 <오두편(
五蠹篇
)>은 전한다.
여기서 한비자는 “지금 선왕들의 정치를 가지고 당세의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마치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는 것[守株待兎]’에 지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한비자(韓非子)>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토끼를 기다린다. 즉, 요행으로 토끼를 잡고는 그것을 또 기대한다는 뜻으로 노력없이 일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이다. 또 낡은 습관이나 방법에 얽매여서 시세에 대응하는 능력이 없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 본문 내용은 (주) 다락원에서 발간한
[우리말 속 고사성어]
에서 발췌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