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대 말엽, 당시 권세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뛰어난 재능이 있는 자들을 식객으로 삼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었다. 우수한 인재를 많이 거느리고 있는 것이 큰 자랑거리였던 것이다. 제나라 맹상군과 조나라 평원군은 수천 명씩, 초나라 춘신군과 위나라 신릉군은 각각 3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고 있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그러니까 그들은 빅 포(Big Four)였던 셈이다.
그 무렵 진나라에서 막강한 권세를 휘두르고 있던 여불위는 자신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겨 권력과 돈을 풀어 천하의 인재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하여 여불위도 식객 3천 명을 거느릴 수 있게 되었다.
당시 각국에서는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책이 전파되고 있었는데, 특히 순자가 대작을 내놓았다는 소식은 여불위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오냐, 나도 한번 해보자’며 여불위가 식객들을 동원하여 내놓은 것이 《여씨춘추(呂氏春秋)》였다.
이 책은 천지 만물과 고금의 일을 총망라한 20여만 자를 담은 방대한 것이었다. 여불위는 자신의 성을 따다 붙인 이 책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고 완벽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의기양양한 나머지 이 책을 수도 함양(咸陽)의 성문 앞에 진열해 두도록 했다. 그리고 그 위에 천금(千金)을 매달아 놓고 다음과 같은 방을 써 붙였다.
“만약 이 책에 단 한 자라도 보태거나 깎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천금을 주겠노라[有能增損一字者予千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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