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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여제(女帝)였던 측천무후(則天武后) 때 허경종이란 학자가 있었다.
그는 대대로 남조(南朝)에 벼슬한 집안 출신으로, 당나라 3대 고종이 황후인 왕씨를 폐하고 무씨(武氏, 뒤에 측천무후가 됨)를 황후로 맞이했을 때 무씨 옹립파의 중심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성격이 경망스러운 데다 누구와 만나더라도 그 이름을 바로 잊어버릴 정도로 건망증이 심했다. 어느 날 그의 친구가 이를 비웃자 허경종은 그 친구에게 핀잔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와 같이 이름 없는 사람쯤이야 기억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만일 하(何), 유(劉), 심(沈), 사(謝) 같은 사람이라면 ‘어둠 속에서 만나다 해도 손으로 더듬어서[暗中摸索]’ 알 수 있다네.”
하는 하손(何遜), 유는 유효작(劉孝綽)으로 두 사람은 하유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남북조 시대 남조의 문장가들이었다. 또 심은 심약(沈約), 사는 사조(謝眺)로 이 두 사람은 남조의 제 3왕조인 양(梁)나라의 초대 임금 무제가 공자(公子)였을 때부터 사귄 문우(文友)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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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그대로는 어둠 속에서 손으로 더듬어 찾는다는 말이다. 어림짐작으로 찾아 구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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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내용은 (주) 다락원에서 발간한 [우리말 속 고사성어]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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