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산과 왕목산은 그 둘레가 7백 리, 높이는 만 길이나 되는데 기주 남쪽, 하양의 북쪽에 있었다. 북산의 우공(愚公)이라는 아픈 살 가까운 노인이 이 두 산을 마주 보는 지점에 살고 있었는데, 산이 북쪽을 가로막고 있어 어디를 간다 해도 이 산들을 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노인은 가족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물어 보았다.
“우리 식구들이 힘을 합해 저 산을 깍아서 길을 트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두 이구동성으로 찬성했지만 그의 아내만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반대론은 절대 열세여서 산을 깍기로 결정하였다.
어느날 작업이 시작되었다. 산을 파내는 팀, 목도질하여 흙과 돌을 발해에 갖다 버리는 팀으로 나뉘어 작업은 착착 진행되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지수라는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산을 깍아 내다니, 그렇게 해가지고 어느 세월에 산을 깍는단 말이오. 노인장이 혹시 망령든 것 아니오?”
이 말에 우공은 탄식하며 말했다.
“내가 죽더라도 아들이 있으니 아들은 손자를 낳을 것이고 손자도 또 자식을 낳을 것이 아니겠소. 자자손손(子子孫孫) 계속한다면 안 될 것도 없지. 산은 더 커지는 일이 없소. 그렇다면 언젠가는 평지가 될 때가 있지 않겠소?”
<열자(列子)>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말로,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면 안되는 일이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