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중에 자하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하가 거보라는 고을의 태수가 되자 스승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쭈었다. 공자의 대답은 이러했다.
“빨리 하려고 서둘지 말고 작은 이익을 꾀하지 말아라. ‘빨리하려고 하면 일이 잘되지 않고’ 작은 이익에 구애되면 큰 일이 이루어지지 않느니라[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정책의 실표가 빨리 나타나기를 안달하지 말고 원대한 계획을 세웠으면 눈앞의 작은 이익을 탐하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위정자의 정사에 임하는 태도가 성실하면 성실할수록 대개 그 성과는 늦게 나타나는 법이다. 즉각 실효가 나타나는 시정(施政)이라면 속임수일 가능성이 많다. 빨리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전후 좌우를 살피지 않고 빠르기만을 추구한다면 부실해져서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라의 먼 장래와 국민의 참다운 복지를 내다보는 시정일 때는 국민도 빨리 그 과일을 따 먹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 더디더라도 한 가지씩 올바르게 처리되고 서서히 성과가 드러나는 것을 보고 위정자에게 박수쳐 주어도 늦지 않다.
서양 속담에도 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느려도 착실히 하면 이긴다).’ 진리는 동서양 간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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