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akwon

극영화에 사랑이란 요소가 빠지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된 영화 ‘저우위의 기차(周漁的火車)’의 경우 영화평론가들에 의해 전편에 걸쳐 철두철미하게 사랑을 추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실 제작사와 감독이 국제스타 궁리(鞏俐)를 내세웠을 때에는 세계시장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스토리가 좀 수상해졌다고 할 수 있을까?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꼭 현대 중국 젊은이들을 그렸다고 보기에는 뭔가 어색한 구석이 많다.

도예가인 여주인공 ‘저우위’와 시골 도서관에 근무하는 ‘천칭(陳淸’, 그리고 수의사 장챵(張强)은 철저히 홀로 서 있다. 그리고는 주위 사정과 관련 없이 그들의 사랑에만 지독히 몰입한다.

춤 솜씨가 좋은 발랄한 여자 ‘저우위’는 수동적인 남자 ‘천칭’을 만나 사람이 바뀐다. 독립된 인격마저 없어져 버린 양 몸과 마음을 온통 그 남자에게 바치는 ‘저우위’는 기차로 두 시간 떨어진 거리를 한 주일에 두 번씩이나 오간다.

좀처럼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 그 남자를 사랑하는 그 여자의 아픔을 뚫고 기차는 항상 길게 달려간다.

달리는 기차 길이만큼 그남자에 대한 사랑이 부담스러워져 갈 무렵 기차 안에서 그 여자가 ‘장챵’과 조우하게 되면서 신선한 삼각관계가 자연히 설정된다.

감독은 무한히 어지러워진 사랑 사이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 시대를 걱정이라도 하듯이 상대의 처지를 먼저 고려하며 집착하면서도 놓아주고, 놓으면서도 집착하는 성숙한 인간형을 그려내는데 골몰한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비현실감이다.

본래 원작소설은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이야기였다. 작가 베이춘(北村)은 소설 ‘저우위의 절규(周漁的喊叫)’에서 ‘천칭’이 ‘저우위’와 ‘아시우(阿秀)’라는 두 여자를 만나 두 사람 모두 사랑했지만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비극을 그렸던 것이다.

그 소설에 감동한 쑨저우(孫周) 감독이 작가 베이춘에게 한 남자를 끼어 넣어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이야기로 만들자고 사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 제의에 동의한 베이춘은 쑨저우와 함께 각색 작업에 나섰고 원작과 전혀 다르고 제목마저 달라진 ‘저우위의 기차’가 탄생하게 됐다.

‘예쁜 엄마(漂亮妈妈)’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감독과 주연배우 궁리는 이번 영화에서도 이심전심을 과시했다고 한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은 궁리의 고색창연한 고전미를 발굴하는데 주력했지만 쑨저우는 그가 미처 발굴하지 못한 궁리의 낮은 데로 기꺼이 임한 얼굴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지만 홍콩영화 ‘花樣年華’의 장만위(張曼玉)를 연상케 하는 궁리의 달리는 모습을 비롯해 여러 로드무비들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들이 군데군데 노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10일 만에 전국에서 1000만위엔(元)이 넘는 입장료 수입을 기록하며 이 영화는 현재 성공의 길로 달려가고 있다. (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