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상냥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별안간 험악한 표정으로 바뀐다든지 할 때 ‘표변한다’고 말한다. 또 주의·주장이나 행동을 느닷없이 바꿔 버려 요령좋게 탈바꿈할 때도 ‘표변’이란 말을 쓴다.
원래 이 말은 ‘군자표변(君子豹變)’에서 비롯되었는데, 군자는 개과천선함에 있어 지극히 빠르고 현저함을 이르는 말이었다. 다시 말하면 군자는 자기 잘못을 고치는 데 몹시 빠르고 그 결과는 표범의 무늬가 선명한 것처럼 외면에도 뚜렷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역경》에는 ‘대인호변(大人虎變)’이란 대목도 있고, ‘군자표변 소인혁면(君子豹變 小人革面)’이란 구절도 보인다.
군자보다 격이 한층 더 높은 대인은 호랑이 가죽의 어룽진 무늬처럼 곱고 아름답게 변한다고 하여 대인의 자기 변혁을 비유하고 있다. 소인은 근본적인 변혁은 어렵고 얼굴 표면만 고칠 정도의 자기 변혁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호변(虎變)과 혁면(革面)이란 말은 사어(死語)가 되다시피 했지만, 표변이란 말은 본래의 뜻에서 반대로 변하여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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