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전 상서’로 시작되는 전시대의 편지투에는 으레 ‘불초 소자(小子)’가 따라다녔고, 대중가요 ‘불효자는 웁니다’에서처럼 ‘불초한 이 자식은 생전에 지은 죄를 엎드려 빕니다’식으로 쓰인다.
또 ‘불초 소생 인사드리옵니다’라고 쓰일 때에는 어리석고 못난 사람이란 뜻으로 자기를 낮추는 말이 되기도 한다.
<중용(中庸)> 제4장에서는 이런 구절이 보인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도(道)가 밝혀지지 않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또 어진 사람은 지나치고, ‘모자라는 사람은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不肖者不反心]’.”
이 불초란 말은 이 밖에 <관자(管子)>, <순자(荀子)>, <사기(史記)>, <한서(漢書)> 등 많은 책에 나온다. <맹자(孟子)>에는 이런 대목이 실려 있다.
“요(堯)임금의 아들 단주는 불초하였고 순임금의 아들 또한 불초하였다.”
덕으로 천하를 다스렸다는 저 유명한 요순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닮지 않은 불초였던 모양이다.
<사기>에도 ‘요의 아들 단주는 불초했다’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어지간한 불출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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