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중 합작 드라마로 관심을 끌었던 KBS2 TV ‘북경 내 사랑’이 좀처럼 시청률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7,8회가 나간 주간의 시청률은 4.9%로, 현재 지상파 TV 3사가 방송 중인 드라마 26개 가운데 24위에 머물렀다.
더구나 첫 방송에서 8.4%를 기록한 이후 시청률이 줄곧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북경 내 사랑’은 지난해 3월 발생한 사스 파동으로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고 그 사이 주연 배우 캐스팅이 바뀌는 등 지독한 불운을 겪었다.
이 때문에 지나해 11월에야 촬영을 재개해 16부 미니시리즈 제작기간보다도 짧은 4달만에 20부를 찍어내느라 사전 전작제의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부작용만 나았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기획의 실패’를 꼽을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차이를 너무 얕잡아봤다. 문화적 차이를 잘 엮어내는 것이 합작드라마의 묘미라 할 수 있는데, ‘북경 내 사랑’은 그 차이를 신선함과 재미라는 화학작용으로 끌고가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쳤다.
유치장에서 풀려난 민국이 양쉐이에게 “너의 두부를 먹고 싶다”고 했다가 뺨을 맞는 대목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에서는 이 말이 “함께 자고 싶다”는 속된 표현.
그러나 대화로 충분히 풀 수 있는 사소한 오해를, 잘 나가던 민국과 양쉐이의 관계가 위기를 맞는 소재로 삼은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역시 ‘한류 열풍’을 한 단계 승화시켜 지속해 나가려면, 단순히 국내용 드라마를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현준 KBS 드라마국장은 “‘북경 내 사랑’이 비록 시청률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중국이라는 드넓은 시장을 공략하려면 드라마 합작을 계속 시도해야한다”면서 “러브스토리보다는 문화적 차이가 덜 드러나는 소재를 찾는 등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제작진은 오는 7월초로 예정된 중국 CCTV 방송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중 합작 드라마 ‘북경 내 사랑’은 실패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