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오기전에 뭘 공부해야 되냐구요?
좀 자주 문의가 오는 내용 중 하나는 '영국에 연수 가기 전에 어떤 걸 공부해야 되는가' 하는거다. 지금까지는 '잘', '열심히','꾸준히'라는 부사를 사용하여 좀 두리뭉실하게 답변을 했는데 내가 생활해 나가면서 느낀게 있어 한 번 얘기를 해 볼까 한다. 연수를 계획하고 있고 어학 연수로 영어 실력의 향상을 기대한다면 다음 정도는 꼭 꼭 공부하고 와야한다.
1. 일단 문법 공부다.
한국 사람들이 문법에 강하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올시다다. 1번 2번 틀린 것은 잘 골라 내는데 문법이 머릿속에만 가득 담겨서 실제로 쓸 때는 적절히 쓰지 못하는 것 같다. 주로 공부해 둘 부분은 시제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현실적'이다. 이 말은 무엇이냐 거의 모든 대화를 현재형으로 굳히고 3인칭에 붙이는 s를 철저하게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화를 잘 들어보면 실제 현재형을 그리 잘 쓰이지 않는다. 단순 과거, 현재, 미래보다 훠얼씬 더 많이 쓰이는 것은 우리가 아는 완료형들(이런 용어도 참 웃기긴하다). have pp, have been pp, have been doing, had pp, had been pp, had been doing과 더불어 더욱 더 많이 쓰이는 것은 가정법!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If you gave the money to me, I could buy some food for my family. (니가 나한테 그 돈 주면, 우리 가족들한테 먹을 것을 좀 사 줄 수 있으련만..)과 같은 현재 상황을 가정하는 것과 If I had passed the exam, I would have applied for a higher position. (내가 그 시험에 통과했었더라면, 난 더 높은 자리에 지원했을꺼야.)와 같이 과거 상황을 가정하는 것도 있다. 또 I wish you were here.(니가 여기 있다면..)과 같이 wish를 쓰는 가정도 있으니 공부해두도록 한다.
영국에 와서 telly 함 들어보면 이런 말이 얼마나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영국 오기 전에 미리 연습해둔다. 일단 원칙을 확실히 알고 말을 많이 만들어 보는 거다. 내가 그 남자한테 말을 걸었다면, 그 애는 나한테 데이트를 청하지 않았을까? 와 같은 예상 문장, 그 때 엄마가 말렸으면 난 그 사람하고 결혼 안 했을꺼예요. 와 같은 발찍한(!) 문장등등 많이 많이 공부해서 익숙해지도록 한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내가 지금 121번을 타면 강남으로 갈 수 있는데..뭐 이렇게 중얼중얼 거려보고 노트에 써 보기도 한다.^^ 참 책은 문법책 아무거나 상관없다. 남들 다 본다고 꼭 Grammar in Use만 볼 필요 없다. 집에 있는 영문법 책 쉬운거에도 이 내용은 다 나와 있으니까.
2. 어휘다.
알다시피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같은 말을 아주 다르게 생겨버린 단어들로도 무궁무진하게 만든다는 것. 다 이래저래 타 외국어의 영향을 받아 그런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여기와서 보니까 이 사람들은 미묘한 차이의 단어를 무지 다양하게 많이 쓴다는 거다. 니 여자친구 어때? 니 남자친구 어때? 라는 질문에 몇가지의 형용사를 써서 묘사할 수 있는가 연습해보자. She's pretty and tall? He's good-looking and kind? 좀 더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He's ambitious, loving, faithful, single-minded, warm-hearted, collected, resourceful, independent, reserved, nonchalant, down-to-earth, domineering....끝도 없다. 이런 것만 모아놓은 책도 있을 거다. 동의어사전도 보고 영영사전도 보자. 한영 사전을 찾으면 그 단어를 너무 과신하지 말고 다시 한번 영영를 찾아보는 습관을 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take나 put같이 많이 쓰이는 단어를 찾아보면 그 밑에 숙어가 쭉 달려 있다. 그런걸 한번 훑어 보면서 예문으로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공부다. 그 외에도 quite, pretty, absolutely, definetely, certainly, particularily 등등의 부사도 문장 속에서 쓰는 방법을 함 연습해 보도록 한다.
3. 듣기가 문제다.
실제적으로 젤 힘든게 바로 잘 안들린다는 사실이다. 100%라는 목표는 버리도록 한다.(꿈 깨!) 유럽애들이 영어는 잘 안되도 기가 막히게 잘 알아 듣는건 서로 알파벳을 공유하기 때문에 배에서 부드럽게 올라오는 발음에 대해 확실이 기본이 다져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소리를 거의 목에서 내고 게다가 철저히 끊어 읽지 않는가? 버.스/텔.레.비.젼/컴.퓨.터. 안타깝게도 우리는 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 부터 소리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을수가 없었다...꺼이꺼이..그러나 지금부터 조금씩 잘 해보도록 하자.^^ 집에서 BBC news나 영국 영화 있으면 부담없이 그냥 들어본다. 이거 다 알아들어야지, 연습장 볼펜을 어디 있지, 이럴 필요 없다. 그냥 조금이나마 익숙해지는거다.
듣기 만큼은 영국에서 시작하는게 낫다. 영어에 노출 빈도를 되도록이면 많이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의 발음은 일단 잊어버리고 영국 와서 텔레텍스트가 되는 TV를 산다. 싼 거는 8-90파운드고 중고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 그리고 자막 틀어 놓고 TV 무지무지 많이 본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신문 아무거나 사면 한 주간 TV 가이드 있으니까 재밌어 보이는거 골라서 자막 틀어놓고 본다. 발음을 *잘* 들어본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써먹고 싶은 표현은 메모지에 적어둔다. 너무 날치기로 적으면 나중에 헷갈리니까 자신만이라도 알 수 있을 정도. ^^ 첨엔 그냥 보기만 하다가 나중에 적는 거 시작해도 된다. 그래서 나온 표현을 학교에 가서 혹은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써 먹는다. 상대방이 못 알아 듣는 것 같으면 잘 설명해 주면 된다. 누가 TV 얘기 할 때 좀 참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한 발짝 성큼 나아간거다...^^
4. 쓰기는 젤 어렵다.
라이팅을 잘 하는 사람이 나는 외국어를 젤 잘한다고 생각한다. 라이팅 실력은 위에서 말한 정확한 문법, 어휘 수준 및 개인차가 있는 지식 보유량과 문학적 자질에 비례한다고 본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각 대학에서 실시하는 academic course(pre-sessional 혹은 in-sessional)을 듣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 많이 써보도록 하자. 펜팔을 하던 일기를 쓰던 나중에 읽어봤을 때 과거의 실력을 보면서 하하하 웃음이 나오도록 많이 써보자.
그리고 영국 와서는 다들 알아서 자신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기 바란다. 자료는 주위에 널려 있으니까. 대화도 많이 하고, 잡지나 책도 읽고, 전화도 해보고..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신에게 맞는 캠브리지 시험에 도전하는것. 대학에 들어간다면 IELTS를 대비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FCE를 많이들 보는데 조금 더 노력해서 CAE에도 눈길을 주는거다.^^ 학교에서는 선생을 많이 이용하도록 하고 길을 가면 간판이나 유리에 붙은 광고지도 쓰윽 보도록.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를 보는 눈. 너무 영국식, 미국식, 사투리 혹은 각 나라 억양이 섞인 영어를 따질 필요 없다. 왜냐? 영어는 그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까. 내가 왜 영어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 막연히 '영어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가 아닌 '영어를 해서 ..을 하겠다'라는 자신의 진로나 장,단기목적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가 영국에 와서 느낀것을 주저리 주저리 써 보았습니다. ^^
Jasmine
Jasmine
*자료제공: Life in Lond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