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MAMMA MIA! CD 구입기
유학생으로 살면서 한국에서 늘상 누리던 문화 생활(영화 보기, CD 사기, DVD 사기등등)을 할라손 치면 웬지 모를 가책이 느껴져서 좀 자제를 하는 편인데 유학생이 뭐 죈가싶어 오늘은 큰 맘 먹고 그동안 별렀던 몇가지를 사려고 길을 나섰다. 한국에선 내가 돈을 벌어서 그랬기도 했지만 CD 모으는게 취미였는지라 음반가게 사서 가격 별로 개의치 않고 몇 장 턱턱 집어서 만원짜리 댓장 내는게 뭐 그리 예산에 무리가 간다거나 아깝다거나 느낀적이 없는데 여기선 어떻게 하면 싸게 살 수 있을까 머리를 몇 번 굴려가며 연구를 한다.
근처에 Virgin Megastore가 있어서 일단 거기로 갔다. 그동안 사고 싶었던 CD인 ABBA의 히트곡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MAMMA MIA! CD를 샀다. 13.99파운드. 우..한국 돈으로 안 따질란다. 여긴 CD는 확실히 한국보다 좀 많이 비싸다. 그래도 24곡이나 들어 있고 영국 와서 한 번도 못 본 뮤지컬 대신 감상한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사 가지고 들어 오는 길에-인간의 심리상 다른데선 얼마에 파나 궁금하므로..^^- 주변의 다른 음반가게를 들어가 보았다. 한 두군데는 같거나 조금 비쌌다. 그래서 음..그래그래 하면서 마지막에 MVC 라는 대형 음반/비디오/DVD 체인을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쭉 찾아보니 아아닛! 이런 일이!! 똑같은 CD가 MVC 회원일 경우 무려 4파운드가 싼 9.99파운드였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같은 품질이며 다른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또한 MVC 카드는 그 자리에서 바로 발급 받을 수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럴쑤 럴쑤 이럴쑤가! 4파운드면 맥주가 몇 잔인디! 여기에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지. 당장 Virgin으로 달려갔다. 얼굴 표정을 싹 고치고 거기 staff한테 환불을 요청했다. What's wrong? 묻는다. 나는 아~~ 결함이 있는게 아니라 친구 생일이라 샀는데 가 보니까 친구한테 이미 있더라 하고 대답을 했다. 별 말 없이 대충 사인하고 바꿔줬다. 여긴 이게 좋다. 그냥 잘 바꿔 주는거. 별로 궁상맞을 필요도 없고 마랴. 그리고 그 staff은 1p가 없다고 14파운드를 거슬러 주었다. 음핫핫핫! 그리고 부리나케 MVC로 달려가서 ABBA의 CD와 내친 김에 다른 데 보다 저렴하게 파는 DVD Elizabeth도 하나 샀다. 이렇게 기쁠 수가..^^
집으로 가서 일단 컴으로 MAMMA MIA! CD를 볼륨 짱으로 틀어놓고 흥겨움에 방에서 창도 활짝 열고 빤스에 런닝만 입고서 미친듯이 막춤을 추었다.^^ 아마 밖에서 누가 지켜봤으면 웬 미친 X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크크. 방 밑에 부엌에서 빵빠레의 소리가 들리던데 이 낡은 집에서 삐걱삐걱 요란한 소리가 들렸으니 이상한 상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 힘들어..다음은 영화를 봐야지 하고 일단 Elizabeth의 설명책자를 읽는데 음..내가 이 나라 역사를 좀 더 공부하고 보는 것이 효과적일것 같았다. 담에 보기로 하고 그냥 TV 가이드를 좀 뒤적거렸는데 영화가 좋은게 많이 했다. 여기의 좋은 점은 영화를 참 많이 해준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네다섯개 이상은 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자르지 않는다는 거다. 우리나라는 정말 '성'이라는거에 대해서 너무 폐쇄적이다. 포르노를 방영하라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적어도 그걸 빼면 스토리를 말아먹는 식의 검열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이 어쩌구 저쩌구 위에선 항상 똑같은 이유만 대는데 그게 다른 여러 통계를 봐도 더 이상 충분한 이유가 아니라는 걸 알것이다. 섹스라는게 더 이상 터부시 되지 않고 쉬쉬거리지 않을 때 그것이 진정한 성의 이해며 성교육의 완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앗 삼천포로..암튼 그래서 Elizabeth를 좀 더 이해 하기 위해 근처 책방에 다시 한 번 갔다. 여기 GCSE(고등학교 입학 연합고사 정도로 생각하면 됨) 준비하는 애들이 읽는 History 참고서를 한 번 훑어 보았다. 음~ 재밌군. 지금은 사정상 짐을 더 늘이면 안되니까 나중에 한 권 사기로 하고 이리저리 다른 책도 쭉쭉 보았다. 그러다가 Harry Potter 책에 잠시 눈이 갔다. 한국에서도 이 책이 난리라고 들었는데 여기선 물론 더 난리였다. 이걸 쓴 작가가 영국인이라서 더 그렇고 그 여자(J.K.Rowling)가 이 책으로 영국 여성 거부중 최상위로 랭크되었기도 하는데 작년에 벌어들인 수입이 20.5million 파운드라니..이게 도대체 얼마냐? 원화로는 340억이다. 허걱...평범한 아니 가난한 Single mom(결혼하지 않고 애를 혼자 키우는 엄마)에서 보통사람은 평생 죽어라고 벌어도 만질 수 없는 거액을 거머쥐 부자가 되었으니..정말 사람의 운명은 모르는 것이야.
이 책 저 책 찝적거리면서 서점 바닥에 앉아서 읽다가 배고파서 다시 집으로 왔다. 그리고 오늘 산 ABBA의 CD를 다시 들었다. 정말 들을수록 명곡이다. 버릴 곡이 없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뮤지컬을 보고 싶다.
Jasmine
Jasmine
*자료제공: Life in Lond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