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akwon

국제 학생 축제에서-International GALA Night

2001년 3월 6일 화요일 날씨 쌀쌀 비도 약간 옴.

오늘은 국제 학생 축제가 있는 날이다 (International Gala Night). 각 나라 학생회에서 부스를 만들도 그 나라 고유 음식도 하고 의상도 입고 여러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하여 귀가 솔깃했다. 근데 숙제 할 것 도 많고 해서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아나와 다나이가 그리스 부페가 제공될거라고 계속 꼬시는 바람에 그냥 OK를 날려버렸다. ^^ 저녁 7시에 시작된다 하여 에미코랑 7시 15분에 유니온 앞에서 만나기로 했고 7시 45분 쯤엔 노라를 만나기로 했다. 주희랑 옷을 깔끔하게(히히~) 차려입고 7시 10분 쯤 나갔다. 유니온 앞에선 입장료 없고 음식을 준다는 소문을 다 어디서 듣고 왔는지 사람들이 꾸역꾸역 벌떼처럼 모여 있었다. (홈리스..^^)

문 앞에서 에미코, 신디, 징 그리고 줄리를 만나서 서로 점심부터 굶었다는등의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를 교환하고 있었다. 근데 그 앞에선 시굴탱이가 No ID, No Entry를 외치는거다. 아마 그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물결에 당황한듯 했다. 흑..그럼 주희는 못들어가는데..난처하게 서 있는데 에미코가 자기는 어차피 숙제 할 것도 많고 오래 있을 생각도 아니었으니까 주희한테 자기 카드를 준다고 했다. 아 착한 에미코~ 그래서 미안했지만 에미코랑 바이바이를 하고 우린 유니온 안으로 들어갔다. 일단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이나라 저나라 부스를 다니면서 맛난 것들을 집어먹었다. 이젠 정말 난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 역시 사람은 굶주려 봐야...^^ 배가 슬슬 불러오자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노라, 개비, 넥타리아와 그 남친, 빅토리아, 카챠, 마리아 등등 다들 이것저것 먹느라 정신 없었다. 히히 우리는 같이 사진도 찍고 숙제 얘기도 하며 이리저리 구경 다녔다.

각 나라마다 정말 다양한 문화 전통 그리고 음식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아랍 학생회에서는 이름을 아랍어로 적어주는 서비스를 했는데 Jasmine를 부탁하니까 한폭의 서예작품 처럼 쓱쓱 써준다. 암만 봐도 신기한 글자다. 우리 나라 글자도 외국인들이 보면 신기하겠지만 아랍어는 정말정말 신기하다. 대학 다닐 때 이집트에 배낭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현지인왈 사실 아랍어를 말 할수는 있어도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런걸 보면 이 언어가 그 나라 사람들한테도 무지 어려운가 보다.

한국 부스에 가보니까 홍보 비디오며, 자료, 그리고 잡채 김치등의 요리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워낙 인기가 좋았던 탓인지 아무것도 못 먹고 마지막에 디저트 비슷하게 차려둔 맥주를 한잔(^^) 했다. 여기서 공부하는 분들의 가족들도 나와서 특히 애기들이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아나와 다나이한테 그간 '사랑해'를 가르쳤는데 여기와서도 막 쓰면서 재밌다고 난리다.

라틴 부스에 가서는 타코, 또띠야 등을 막 집어 먹었다. 아 맛좋아라~ 이것 역시 워낙 인기가 많은 탓인지 한 바퀴 돌고 오니 별로 남지 않았다. 그리스 부스에서는 약식 부페가 있었는데 빵에 그리스 치즈를 얹고 올리브를 올려 먹으니 아주 별미였다. 노르딕 부스에서는 회도 아닌것이 생선을 절여서 소스에 찍어 먹는 음식이 있었는데 보기에는 좀 아니었으나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그 나라 술도 한 모금씩 맛보고 중국, 타이완, 싱가포르등의 부스에서는 우리 입맛에 너무나 익숙한 튀김, 숭늉 같은 것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행사장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찬 춤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처음엔 각나라 춤을 선보이다가 어느새 다 '손에 손잡고'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고 있었다. 세계 학생들이 어우러져 빙글빙글 돌아가며 원을 그리면 하나하나씩 중간에 들어가 전통 춤을 추는듯 했다. 나는 이런것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져서리..크크 ^^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랍여인이 추는 벨리댄싱. 우리 선생님보다 잘하면 잘했지 정말 그 이하는 아닌 섹쉬한 여자애가 열정적인 벨리댄스를 선보이는거다. 첨엔 애들 각자 춤을 추다가 그 여자애를 보고 다 감동을 받았는지 자리에 입을 떡 벌리고 서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역시 이건 타고나야 되는 것이야..좌절..흐흑...흥겹게 벌어진 춤판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한번 이곳저곳을 마지막으로 쭉 둘러보고 친구들에게 바이바이를 하고 집으로 왔다. 벌써 9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막상 집에 오니 배가 너무 고파서 엄마가 보내주신 신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었다. 오늘 행사는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거라 더욱 즐거웠던것 같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양성에 젖어 볼 수 있다는것..정말 좋은 경험이다.

Jasmine

*자료제공: Life in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