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발바닥 곰발바닥, 니발바닥 말발바닥!
2001년 3월 27일 화요일 날씨 또 쌀쌀 그리고 비 가끔..에취
요즘 이상하게 잠이 많이 온다. 월요일부터 시작된 daylight saving time 때문인지 아님 봄이라 피곤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냥 잠이 눈에서 뚝뚝 쏟아지는거다. 어제만도 15시간을 잤는데도 오늘 하루종일 피곤했다. 오늘은 에미코랑 마리아랑 아침 11시 30분 부터 밤 9시 30분까지 장소를 세군데나 옮겨가며 숙제를 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이달말까지 제출해야 되는 숙제인데 SPSS 프로그램 돌리고 분석하고...눈을 감으면 엑셀차트가 아직도 눈에 어른어른 거린다. 하루종일 모니터 바라보면서 있을려니 죽을 맛이었다. 게다가 저녁때 학교 바에서 사먹은 피자 한조각 때매 속까지 울렁거리고..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었다. 내일중으론 기어코 완성해야 할 것인데..아자아자 할 수 있(을까..)다!
그저께 주희랑 테스코에 가서 장을 보고 오는 길에 문득 생각(꼭 이런 생각만 잘 난다..^^)이 나서 이 놀이를 시작하게 된 이래 자기 전 꼭 한 번씩 하는 재밌는 놀이가 있으니 바로 '곰발바닥 말발바닥' 놀이다. 아마 이 놀이는 다들 알 것인데 그래도 간단히 설명을 하면 이름이 딱 한자인 동물을 정해서 (곰, 개, 닭, 말 등등) 만약 내가 곰이고 상대방이 말이라면 양 손바닥을 쫙 펴고 손등이 위로가게 먼저 그 다음 손바닥이 위로가게 정면을 향해 찌르면서 '내발바닥 곰발바닥 니발바닥 말발바닥' 그러는거다.
그럼 상대방이 받아쳐서 자기 발바닥 이름을 먼저가게 하여 계속 이어나가는 것인데 알다시피 혀가 달그락 거려서 할 수록 버벅거리게 된다. 동물 이름이 외자일 경우는 그나마 아주 쉽다. 게다가 우린 둘이서 하다보니 좀처럼 실수를 안하고 난이도가 넘 낮아서 강도를 높혀나가기로 했다. 외자 이름을 시작으로 두자인 돼지, 낙타를 통과한 이후 세자인 호랑이, 거북이, 네자인 딱정벌레, 카멜레온 그리고 다섯자인 장수하늘소, 왕소금쟁이 그리고 여섯자인 흰머리독수리, 비단청개구리 발바닥을 통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동물이 존재하는지도, 실제 발바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에 모터를 단듯이 하는데 나랑 주희랑 6단계에 이르러서는 침대에서 구르며 웃겨 죽는줄 알았다. 한번 해 보면 알겠지만 이상하게 단어가 길어지면 길수록 목소리가 저음으로 시작에서 고음으로 올라가게 된다. '내발바닥 흰머리독수리 발바닥'에서 '흰머리'를 발음할 때 푹 가라앉게 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냐 '흰머리' 할때 손바닥으로 허공을 푸게 되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크크~ 몇 번을 하다보면 내바빠다, 내바싸다 등등 말도 안되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거이 은근히 재밌다. 주위에 사람들이 많으면 더 재밌을텐데...크크 아쉽다. ^^ 다섯자인 장수하늘소, 왕소금쟁이 부터 여섯자인 흰머리독수리, 비단청개구리 발바닥의 과업을 완수하는 나. ^^ 그럼 다같이 한 번 따라해보자, 얼쑤~!
우리의 오늘 밤 목표는 7단어인 "내발바닥 '사하라왕코브라' 발바닥, 니발바닥 '중국붉은원숭이' 발바닥" 을 깔끔하게 완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러 가야한다. 근데 내 인생에 한 번도 들어본적 없는 동물들 이름 외우는게 더 어렵다..푸헐~^^
Jasmine
*자료제공: Life in Londo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