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잡지의 유래
    1886년, 「세계가 내 나라, 인류는 한 동포」 라는 표어를 내걸고 뉴욕에서 <코스모폴리탄> 이라는 잡지가 창간된다. cosmopolitan이란 「질서」 또는 「전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 kosmos와 「시민」을 뜻하는 politan의 합성어 로 「세계 시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창간 직후 경영난에 허덕이던 이 잡지는 1905년부터 당시의 일류 작가·지식인들의 기사를 적극 게재, 차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편집장을 맡았던 사람은 62년에 베스트셀러 Sex and the Single Girl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헬렌 걸리 브라운(Helen Gurley Brown).


그녀의 책은 63년 베티 프리 던(Betty Friedan)이 쓴 The Feminine Mystique과 함께 미국 여성의 생활을 바꿔 놓았다. 브라운은 성의 혁명, 프리던은 여성 해방 운동(campaign for women's liberation)의 선봉자였다. 브라운이 이끄는 편집진에 의해 처음 발간된 65년의 <코스모폴리탄>은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가미한 논조로 육체적 매력을 여성의 강력한 무기라고 주장했다. 최신 유행 헤어스타일 을 한 표지 모델은 풍만한 가슴을 드러내놓고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여성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매혹적인 육체와 예쁜 옷이 있으면 권력을 얻을 수 있노라」고.

모순이 담긴 이 메시지에 분개하는 여성 해방론자도 많지만, 18세부터 34세까지의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코스모폴리탄>은 현재 미국 내에서 매달 2,500만 부를 발행, 잡지 부문에서 전미 6위의 판매고를 자랑하고 있다. 또 영국, 이탈리아를 포함, 29개국에서 각국판이 발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잡지 내용은 세월따라 변신을 거듭했지만 Cosmopolitan이라는 이름만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심장하다는 것. kosmos의 또 다른 뜻 「치장하다」에서 파생된 단어 cosmetics(화장품)는 이 잡지가 줄곧 다루어 온 또 하나의 중심 소재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