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nuts 피너츠

      1950년, 찰스 M. 슐츠의 창작 만화 Li'l Folks(Little Folks)는 여섯 개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슐츠는 만화의 기본적인 내용은 그대로 두되, 등장 인물에 조금 손을 대고 제목을 바꾸기로 했다. 그리하여 1950년 10월 2일,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의 만화는 Peanuts라는 제목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 후 이 만화는 연재를 거듭하더니 1950년대 후반에는「현대 문화의 상징이며 대중 심리학, 철학의 기본서」로까지 평가되었다. Peanuts는 "Happiness is a warm puppy."(행복이란 따뜻한 강아지를 안고 있는 것).라는 말로 유명한, "Happiness is.."로 시작되는 문장 수백개를 탄생시켰다. 비틀즈가 1968년에 제작한 앨범『화이트』에도 "Happiness is a Warm Gun"이라는 곡이 수록돼 있을 정도. Peanuts의 첫째 의미는 물론 먹는 피너츠, 즉 땅콩으로 미국 남동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속어로는「시시하고 하찮은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또, "My boss wants me to work for peanuts."(우리 사장은 박봉에 날 부려 먹으려 한다.)나 "It costs me peanuts."(싸다., 검값이다., 별 부담이 없다.) 식으로「아주 적은 돈」이라는 의미로도 자주 쓰인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린이」라는 의미다. 어른들 눈에는 어린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작가 슐츠는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 타이틀로 삼았다. 만화 등장 인물들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허약함, 공포, 동경을 대변하고 있다. 이 시리즈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바로 거기 있다. 그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들이다. 미워할 수 없는 찰리 브라운은 언제나 자신감이 없으며, 심술궂은 루시에게 구박만 당한다. 폭군 루시는 인간의 선함을 굳게 믿고 있는 찰리에게 늘 이의를 제기한다. 담요를 분신처럼 부둥켜 안고 다니며 이따금 개똥 철학을 읊는 루시의 동생 라이너스. 또, 동경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장난감 피아노로 베토벤을 연주하는 슈로더. 그리고 주인 찰리와는 조금도 닮지 않은, 냉정하고 침착한 심술쟁이 비글(개의 일종) 스누피. 스누피의 친구로, 늘 울기만 하는 작고 노란 새 우드 스톡. '60년대 후반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우드 스톡은 '68년에 개최된 그 유명한 록 페스티발 이름을 따 지은 것이다. Peanuts가 탄생한 지 어느덧 45년. 이 작품은 현재 책, 영화, 캐릭터 상품 등으로 연간 8억 5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