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me살로메

      19세기 후반의 회화 하면 밝은 빛과 선명한 색상이 캔버스에 넘쳐 흐르는 프랑스 인상파의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다. 반면 색다른 모티브를 추구해 후세에 남을 이미지를 창조한 화가들도 있는데 프랑스의 구스타프 모로(1826~1898)가 그 중 하나다. 그는 인상파 화가와는 달리 화실에 틀어박혀 중동의 역사나 신회에 등장하는 이국적이고 초자연적인 이미지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모로의 대표작 [춤추는 살로메]는 [신비한 유혹자]라는 현대의 우상을 탄생시켰다. 살로메는 예수와 동시대 인물로, 그녀에 얽힌 일화가 마가복음 6장 등에 나온다. 살로메의 계부인 해롯 왕 안티파스는 자기 생일날 살로메가 멋들어진 춤을 선사하자,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주겠노라고 한다. 어머니의 꼬드김으로 살로메가 원한 것은 세례 요한의 머리. 요한은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며 천국의 임박과 구세주의 왕림을 전파한 선지자로, 예수 역시 요한의 세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요한은 헤롯왕 안티파스가 형의미망인과 결혼한 것을 비난한 죄로 감옥에 갇혀 있었다. 살로메의 어머니는 그런 요한을 싫어했으며, 주저하던 헤롯은 결국 요한의 목을 베라고 명령, 살로메의 요구대로 요한의 머리를 접시에 담아주었다.
이 이야기를 소재로 한 모로의 [살로메]는 아일랜드의 천재 작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영감을 주었고, 와일드는 1891년 프랑스어로 된 희곡 [살로메]를 완성한다. 영어로 초현을 시도했던 1893년에는 성서상의 인물을 성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연습 단계부터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은 금지되었고, 이후 1935년까지 영국에서는 상영이 금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