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p <지프>
    1994년 1년동안 미국에서는 4륜구동 RV차(Recreational Vehicle. 레크레이션용 차량)가 150만 대나 팔렸다. 그러나, 이것이 50년 전에 전쟁용으로 만들어진 차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제2차 세계 대전 무렵인 1939년, 수세에 몰린 미군은 실전에서의 불리함을 깨닫고, 다음해 작으면서도 튼튼한 4인승 4륜구동차 설계를 135개 회사에 의뢰한다. 그러나, 답신을 보낸 곳은 겨우 두 개사. 게다가 설계도를 제출한 곳은 American Bantam사 단 한 곳 뿐이었다. 군측은 그 설계도가 만족스러웠지만, 소규모인 밴텀 사로는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오하이오 주의 윌리스 오버랜드 사와 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윌리스 오버랜드 사는 밴텀 사의 설계를 보완해 군용차량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육군은 이 차를 General Purpose Vehicle(다목적 차량), 줄여서 G.P.라고 불렀으나, 군인들이 발음을 줄여 jeep라고 불렀다. 그 외에도 클랙션 소리에서 유래한 beep, 질퍽거리는 땅도 달릴 수 있다는 데서 puddle jumper(웅덩이 점퍼), 또 속도가 빠른데서 blitz buggy(전광석화차) 등 여러 가지 명칭이 있었지만, 결국은 jeep로 낙점됐다.

전시 동안 65만 대의 지프를 생산한 윌리스 사는 종전 후 Jeep를 상표 등록하고, 레크레이션용이나 업무용으로 용도로 바꿔 차를 제조했다. 그러나 Jeep는 1936년에 재정 악화로 Americans Motors 사에 인수되고, 70년대에 American Motors 사가 도산하자 이번에는 Jeep 상표를 탐낸 크라이슬러가 이 회사를 사들였다. Jeep라는 이름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