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Here to Eternity 지상에서 영원으로
    82세를 일기로 사망한 프랭크 시나트라. Ol' Blue Eyes(그리운 푸른 눈. ol'은 old의 축약형)라는 애칭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슈퍼스타지만 이런 그에게도 불우한 시기가 있었다.

    1930년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40년대 들어 목소리 이상과 복잡한 애정 관계로 인기가 부쩍 떨어졌다. 또 감당할 수 없는 지출로 체납된 세금만도 10만 달러에 달했을 정도.

    그런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된 것이 1953년에 제작된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이다. 일본의 진주만 침공 전야 하와이를 무대로 미군 병사의 생활을 그린 제임스 존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당초 난폭한 언어와 폭력, 성(性)이 난무하는 원작의 내용 때문에 영화화 하는 데에는 많은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감독은 원작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했고 진주만 침공 장면에는 기록 영상을 사용했다. 또 당시 이미 컬러 영상이나 와이드 스크린이 등장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의 고전적인 흑백 스타일을 고집했다. 2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첫 회에 1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감독은 시나트라가 연기한 마지오 역을 처음에는 다른 배우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나트라는 자신에게 그 역을 맡겨줄 것을 간청했고 결국 그는 주연인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개런티 15만 달러와 비교도 안 되는 단돈 800달러에 출연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시나트라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다시 가수로 복귀, 오늘날의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