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Bi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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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은 여름철 즐거움의 하나지만, 서양인에게 수영이나 해수욕이 오락 개념으로 자리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옛날의 유럽인에게 정기적으로 목욕하는 일이나 수영하러 가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중엽, 의사들이 질환 치료로서 광천수나 온천에 들어갈 것을 권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가진 유럽인들은 수 백년 동안 내려오던 전통을 깨고 물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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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이 등장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 전까지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드물었고, 그나마도 옷을 입지 않거나 바지를 걸치고 수영하는 정도였다. 19세기에 유행한 수영복은 노출이 심하고 몸에 딱 달라붙는 현재의 수영복과 전혀 다르다. 여자들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드레스 차림으로 물에 들어갔다. 그후 20세기 초에는 소매가 팔꿈치까지 내려오고 몸에 달라붙는 무릎 길이의 원피스형이, 1930년대에는 상하의로 분리된 수영복이 유행했다.
그러다가 1940년대 중반 프랑스의 엔지니어 출신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Louis Reard)가 그때까지는 볼 수 없었던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발표하게 되었다. 1946년 7월 5일 레아르는 이 수영복을 발표하면서 여기에 5일전 미국이 전후 처음으로 원폭 실험을 한 서태평양의 비키니 섬과 관련해 [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이름의 선전 효과는 탁월했지만 그 디자인 자체가 보급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당국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외면 당했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해변에서는 비키니 착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오늘날처럼 유행하게 된 배경에는 영화 배우들의 영향이 컸다. 007 영화 Dr. No(1962년/영국)에서 흰색 비키니 차림을 선보인 최초의 본드 걸 Ursula Andress 등 배우들의 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비키니는 매년 여름 해변가를 장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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