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ear's Day 설날

      달력에 기록된 모든 명절 중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오래된 세계 공통의 명절은 바로 설날. 사실 이 날은 달력이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했다. 기록에 의하면 약 4,000년 전 바빌로니아에서 춘분절에 행해진 의식이 가장 오래된 새해 행사라고 한다. 원래 새해 경축 행사는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봄 파종 때 열렸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새해 행사가 한겨울에 행해진다. 이유가 뭘까? 그 이면에는 바로 부패한 로마 제국의 정치 세태가 반영되어 있다. 역대 로마 황제들은 재임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걸핏하면 공공연하게 달력에 수정을 가하곤 했다.

기원전 153년에는 달력이 실제 천체나 기상 현상과 큰 차이가 있다는 이류를 내세워 원로원이 새로 1월 1일을 정해 새해를 시작했고, 기원전 46년에는 줄리어스 시저가 1년을 445일로 확 늘려버렸다. 또, 기독교 세력이 확대된 기원전 5세기에는 교회가 이교도의 제사일을 없애기 위해,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던 새해 행사를 막기 위해 1월 1일을 크리스마스에 이어 [크리스트 할례]이라는 기독교의 경축일로 삼았다. 교회의 이러한 시도는 주요해 5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중세 유럽에서는 신년 축하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 1월 1일이 새해 설날로 널리 경축되기 시작한 것은 로마 가톨릭에서 신교가 떨어져 나온 16세기의 일. 기독교 문화가 세계로 전파됨에 따라 유럽식 달력과 로마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한겨울의 새해도 세계로 퍼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