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gue 보그

      1892년, 뉴욕이 미국 문화의 중심지가 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한 잡지가 탄생했다. 지금까지 100여년에 걸쳐 패션잡지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Vogue]가 바로 그것. Vogue는 유행이라는 의미이다. [보그]는 처음에는 유행의 최첨단을 걷는 유명 인사들의 결혼, 화려한 파티, 여행 등 가쉽거리를 주로 싣고 고급 음식점 소개나 공연, 전람회 평을 양념으로 끼워 넣은 주간지 였다. 당시의 잡지 가격은 불과 10센트. 수중에 10센트 짜리 동전 하나만 있으면 누구든지 부자나 유명인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엿볼 수 있었다.

1909년, Condenast 출판사가 [보그]를 인수, 유명 인사들에 얽힌 뒤소식을 주로 싣던 이 주간지를 전문 패션 잡지로 탈바꿈 시켰다. 편집 팡침은 [유행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유행을 앞서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1935년에는 작업복으로만 인식되었던 청바지를 당당한 패션 소품의 하나로 소개, 사고의 대전환을 불러 일으켰고, 60년대 이후에는 날씬한 여성을 모델로 내세워 현대적인 새로운 미녀상을 확립하기도 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각국어판 [보그]가 발행되고 있다. [보그]는 다른 패션 잡지들의 맹렬한 추격에도 불구하고 시시각가 변하는 패션의 흐름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