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중에는 아마 미국 백화점은 우리 백화점보다 일찍 닫고 일요일에는 아예 문을 안 열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은 미국 백화점들이 우리 백화점보다 늦게까지 영업을 하며,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우리 백화점들은 보통 오전 10시 반쯤 문을 열어 저녁 7시 반쯤 닫는다. 미국 백화점들은 보통 오전 10시시에 문을 열어 밤 9시에서
9시 반까지 영업을 한다. 다만 시내에 위치한 백화점들은 상주 인구가 빠져나가 거리가 한산해지는 저녁 7시 경에 문을 닫는다.
일반 백화점들은 연말 세일 기간 중에는 오전 7시에 개점해 자정까지 영업하기도 한다. 대형 수퍼마켓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오전 7시경 개점하여 밤 11시 정도까지 영업하는 게 보통이며, 아예 24시간 영업하는 데도 많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백화점 영업 시간이 이렇게 다른 가장 큰 이유는 두 나라의 고용 구조가 다르다는 데 있다. 미국의 백화점이나
수퍼마켓들이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건 순전히 미국인들 대부분이 퇴근 후인 밤시간에나 쇼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낮시간
에는 백화점이나 수퍼마켓이 매우 한산하다. 미국만 해도 남녀 모두 직장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낮에 쇼핑하러 다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 백화점은 낮시간대도 붐빈다. 남편은 직장생활을, 아내는 가사일을 도맡아 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백화점 매출의 절대 부분을 차지하는 기혼 여성들이 식구들의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 저녁 시간대보다는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낮에 백화점 쇼핑에 나서기 때문이다. 미국 백화점이나 수퍼마켓들이 세일 기간 중 새벽에 문을 여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다.
다시 말해, 부부가 직장에 나가기 전인 새벽 시간에 잠깐 들러 쇼핑을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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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원 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