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외식하다’를 영어로는 eat out 또는 dine out이라고 한다. 문자 그대로 ‘밖에서 먹다’라는 뜻이다. 미국인들은 얼마나 자주 외식을 할까? 정확한 통계자료에 근거한 건 아니지만,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미국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드물게 외식한다. 우린 평일에도 퇴근 후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직장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저녁을 먹지만, 미국인들은 평일에는 거의 외식하는 법이 없고, 퇴근 후 곧장 집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자연 외식할 일이 없다.
미국인들의 식생활은 어떨까? 독자들 중엔 미국인들이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아주 잘 먹고 잘 마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그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보면, 아침엔 토스트(toast), 베이글(bagels, 도넛처럼 가운데 구멍이 있는 담백한 빵으로, 버터나 잼을 발라서 먹음), 계란(eggs), 시리얼(cereals) 등이 고작이며, 점심엔 보통 햄을 넣은 샌드위치나 샐러드 등을 먹는데 그나마 집에서 싸오는 사람이 많고, 아니면 근무지 부근의 패스트푸드점에서 3~4달러 정도의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을 사먹는다. 저녁엔 주로 집에서 식사를 하며, 대개는 요리 시간이 별로 안 걸리는 간단한 음식을 해 먹거나 아예 별도의 조리가 필요없는 즉석 냉동식품(frozen food)을 먹는다.
먹는 문화에 관한 한, 미국인과 비교해 우리는 지나치리만치 풍족한 것 같다. 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끼를 집에서든 식당에서든 매번 새로 지은 밥과 국으로 먹는다는 건 미국식 식습관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외식은 얼마나 자주 하는가. 내로라하는 강남의 음식점들은 매일 저녁 외식가들로 초만원이라던가. 평일에 한산한 미국식당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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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원 刊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