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이 길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있어. 회색보다 분홍색이 더 이쁘잖아. 전부 전부, 분홍색으로 칠해버릴 거야."
모모짱의 조그만 손에는 분홍색 분필이 쥐어져 있습니다.
그 손을 좌우로 오물조물 움직여서, 길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구나. 그거 힘들겠네. 하지만 길을 다 칠하기에는 분필 한 자루 가지고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은데...”
모모짱이 쥐고 있는 분필은 이미 절반정도까지 짧아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분홍색으로 칠해진 곳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응. 분필이 좀더 있으면 좋겠어."
모모짱은 조르듯이 할머니의 눈을 바라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장난끼 섞인 웃음을 띠우며, 크게 끄덕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