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것들을 그냥 멍하지 바라보고 있다.
그러는 사이 나는, 내가 타고 있는 열차가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아니, 도대체 달리고 있는지 멈춰 있는지 조차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없게 된다.
단지, 내 주위에 있는 것은 구릉구릉 소리와 거의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창.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 안는 흐릿한 녹색의 공기다.
나는 생각한다. 내가 언제부터, 이 지하철에 타고 있는 지를.
그것은 방금 전부터인 것도 같고, 벌써 몇 년이나 이렇게 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