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이 씨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가로등에 비춰져 희미하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질질 끌 듯이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그리고, 공원 밖으로 나가려고 다시 로프를 넘을 때였습니다.
이시이 씨는 퍼뜩 뒤돌아 보았습니다.
(미… 미끄럼대가 없네…)
그네도 모래밭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끄럼대 만이 어디에도 안보이는 것입니다.
이시이 씨는 종종걸음으로 미끄럼대가 있었던 곳까지 되돌아 갔습니다.
거기에 있던 것은 미끄럼대의 파편들이었습니다.
콘크리트로 된 미끄럼대가 평소때라면 한층 더 높게 우뚝 솟아 있었을텐데, 그 모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산산조각이 난 콘크리트 파편들이 주위에 흩어져 있을 따름입니다.
